2015년, 우연히 이 책을 읽어보고 첫 장에 매료되어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어로 번역된 이 책의 이름은 '붓다의 심리학'이었는데, 어릴적부터 모태신앙으로서 불교행사에 참가하기를 강요받으며 자라 별로 불교에 좋은 기억이 없던 나에게, 이런 제목은 도발로 다가왔다. '공덕이니 전생이니 윤회니 꿈같은 이야기만 하는 너희 컬티스트들이 무슨 심리학을 논한단 말이냐?' 불교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을 다니면서, 스님들의 괴팍한 면모를 많이 보고 실망도 자주 한 나였다.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회의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꺼내든 이유는 불교에 대한 실망감을 한층 더 굳히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일체의 과장을 보태지 않고 말하건데,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책을 읽은 후 원문이 궁금해진 나는 원서로 책을 구입해 여러번 읽었고, 그 때마다 머리가 깨지는 듯한 충격과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래서 무슨 책인데? 어떤 내용인데?' 라고 물으면 제대로 말을 정리해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아마 책을 읽고 느낀 심상을 마음속으로만 담아 두고, 제대로 글로 정리한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 다시금 책을 정독하며 이해한 바를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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